야외 촬영지 관광: 영화 속에 등장한 역사적인 로스앤젤레스 극장들

The Theatre at Ace Hotel | Photo courtesy of Ace Hotel

1900년대 초반, 화려한 극장들과 영화관들이 로스앤젤레스 전역에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대부분 변형되거나 없어졌지만, 꽤 많은 역사적 장소들이 현재까지 온전한 상태로 남아 운영되면서 도시 풍경에 멋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아주 화려한 곳들은 대중에게 매일 공개되지는 않지만, 로스앤젤레스 보존국(Los Angeles Conservancy)이 운영하는 브로드웨이 극장 구역 워킹 투어(Broadway Historic Theatre and Commercial District Walking Tour)를 이용하면 현장에서 진행되는 공연을 관람하거나, 보존국의 영화 시리즈 프로그램 ‘마지막 남은 자리(Last Remaining Seats)’ 행사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주로 영화 촬영 장소로 사용되는 극장들을 실제로 만나는 재미도 느끼실 수 있습니다. 어떤 영화에 어떤 장소가 등장했는지, 10가지의 대표적인 역사적 장소와 영화를 소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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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bby of The Theatre at Ace Hotel | Photo by Lindsay Blake

에이스 호텔 극장(The Theatre at Ace Hotel) – "성공의 달콤한 향기(Sweet Smell of Success)"

로스앤젤레스의 대표적인 스페인 고딕 양식 건축물인 에이스 호텔 극장은 1927년 매리 픽포드(Mary Pickford), 더글라스 페어뱅스(Douglas Fairbanks), 찰리 채플린(Charlie Chaplin), D.W. 그리피스(D.W. Griffith) 등 할리우드 최고의 인물들이 설립한 영화사 유나이티드 아티스츠(United Artists)를 위해 지어졌습니다. 본래 유나이티드 아티스츠 극장으로 알려진 이곳은 아름다운 장식으로 꾸며져 있으며 건축사 워커 & 아이젠(Walker & Eisen)이 설계한 14층 건물의 아래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픽포드와 페어뱅스 커플이 유럽 여행 중 받은 영감을 가지고 영화관 컨셉에 참여하였으며, 건축가 C. 하워드 크레인(C. Howard Crane)에 의해 건축이 진행되었습니다. 도금으로 장식된 극장 내부에는 아름다운 석고 장식, 손수 그린 벽화, 금색 테를 두른 거울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둥근 돔 형태로, 거울과 크리스탈로 장식되어 조명을 극대화 시켜주는 객석 천장입니다. 다년간 매각과 폐쇄를 여러 번 거친 유나이티드 아티스츠 극장은 1989년 문을 닫았으며, 그 후 20년 동안 교회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2011년 호텔 투자회사가 극장을 매입하면서 대대적인 재건 공사를 거쳐 2014년 182개 객실을 가진 다운타운 로스앤젤레스의 에이스 호텔로 새롭게 오픈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유나이티드 아티스츠 극장은 에이스 호텔 극장으로 새롭게 단장되었으며, 현재는 콘서트, 특별 행사, 영화 시사회, 라이브 공연장 등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공연장은 다양한 영화에도 수 차례 등장하였습니다. 1957년, 이 극장은 영화 ‘성공의 달콤한 향기(Sweet Smell of Success)’에서 버트 랭카스터(Burt Lancaster)가 연기한 주인공 J.J 헌세커(Hunsecker)의 라디오 쇼가 방송되던 TV 방송국으로 등장했고, 대강당, 무대, 로비, 입구와 같은 공간들 역시 이와 같은 유명 느와르 영화에 등장하였습니다. 또한 1956년 영화 ‘베니 굿맨 스토리(The Benny Goodman Story)’와 마릴린 먼로(Marilyn Monroe)가 출연한 1950년 느와르 ‘아스팔트 정글(The Asphalt Jungle)’에도 이 장소가 등장했습니다. 더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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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lasco Theatre | Photo courtesy of Elizabeth Peterson Group

벨라스코 씨어터(Belasco Theatre) – "스워드피쉬(Swordfish)"

모건 월스 앤 클레멘츠사(Morgan, Walls & Clements)가 에드워드 L. 도헤니(Edward L. Doheny)의 의뢰로 디자인한 벨라스코 씨어터는 1926년 마얀 씨어터 옆에 지어졌습니다. 스페인 무어 부흥 양식인 이 건축물은 도금된 돔 형태의 천장, 무성한 타일, 스테인 글라스 창문 그리고 추리게라식(Churrigueresque) 디테일이 특징입니다. 이곳은 1945년 문을 닫은 후 짧은 기간 동안 잠깐씩 사용되다가 1950년 교회로 변하기 전까지 두 번 팔렸습니다. 1985년에는 결국 다시 한번 폐쇄되어 26년간 영화 촬영 장소로만 활용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벨라스코는 2011년 부동산 업자 크리스티나 김에 의해 새롭게 보수되어 라이브 공연과 행사장으로 다시 문을 열게 되었습니다.

벨라스코는 여전히 많은 영화에 꾸준히 등장하고 있습니다. 2001년에는 액션 영화 ‘스워드피쉬(Swordfish)’ 에서 주인공 존 트라볼타(John Travolta)의 화려한 집으로 등장했고, 2002년 브리트니 스피어스(Britney Spears) 주연의 영화 ‘크로스로드(Crossroads)’에서는 슬라이드 레코드사(Slid Records)의 오디션 장소로, 영화 ‘프레스티지(The Prestige)’에서는 주인공 휴 잭맨(Hugh Jackman)과 마이클 케인(Michael Caine)이 에드워드 히버트(Edward Hibbert)에게 순간이동 마술을 보여주는 버려진 극장으로 등장하였습니다. 2005년 영화 ‘게이샤의 추억(Memoirs of a Geisha)’에서는 배우 오고 스즈카(Suzuka Ohgo)가 캐리 히로유키 타가와(Cary-Hiroyuki Tagawa)의 관심을 받게 된 일본 극장으로 나왔고, 1999년 히트작인 스파이크 존즈(Spike Jonze) 감독의 영화 ‘존 말코비치 되기(Being John Malkovich)’에서는 주인공 존 말코비치가 리차드III세 역할을 리허설 하는 장소로 등장하였습니다. 더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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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bby at Los Angeles Theatre | Photo by Lindsay Blake

로스앤젤레스 극장(Los Angeles Theatre) – "코요테 어글리(Coyote Ugly)"

로스앤젤레스 극장은 이 도시에서 가장 큰 공간 중 하나입니다. 건축가 S. 찰스 리(Charles Lee)는 1931년 독립영화 전시가 겸 사업가 H.L. 검바이너(Gumbiner)의 의뢰로 프랑스 바로크 양식으로 이 건물을 지었습니다. 극장의 가장 인상적인 특징은 크리스탈 샹들리에로 이루어진 50피트 높이의 천장과 분수, 금빛 층계, 그리고 베르사유 궁전의 거울 홀을 모델로 삼았다 알려진 거대한 로비입니다. 2,200석 규모의 대강당 역시 석고 조각과 격자무늬 둥근 천장 그리고 높은 아치들로 꾸며져 매우 화려하고, 지하 라운지 또한 유리 천장, 나무 패널, 화려한 샹들리에들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 극장은 어느 각도에서 봐도 멋진 디자인 요소가 드러나는 영화 촬영기사들의 꿈의 장소일 뿐만 아니라, 도시에서 가장 활용도가 높은 장소이기도 합니다. 로비는 ‘대통령의 딸(First Daughter)’에서는 백악관 무도회장으로, ‘리치 리치 2(Ri¢hie Ri¢h’s Christmas Wish)’에서 리치 리치의 거실로, ‘미녀 삼총사(Charlie’s Angels)’에서는 카메론 디아즈(Cameron Diaz)가 꿈속에서 춤을 추던 장소로 달리 등장하였습니다. 또한 ‘신데렐라 스토리(A Cinderella Story)’에서는 노스 밸리 고등학교 졸업 파티가 이곳에서 열리기도 했습니다. 미국 드라마 ‘스캔들(Scandal)’과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 호텔(American Horror Story: Hotel)’은 극장의 지하 라운지를 이용했습니다. 상대적으로 덜 화려한 공간들도 다양한 작품에 등장합니다. 웨스트 6번가(West 6th Street) 쪽 극장 뒤편에 대형 천막이 위치한 곳에서는 2000년 영화 ‘코요테 어글리(Coyote Ugly)’에서 피지 머메이드 클럽(Fiji Mermaid Club)의 주인공 바이올렛 샌포드(Violet Sanford (파이퍼 페라보, Piper Perabo))가 매니저 케빈 오도넬(Kevin O’Donnell) 역의 애덤 가르시아(Adam Garcia)에게 자신을 소개하는 장면이 촬영되었습니다. 로스앤젤레스 극장은 ‘채플린(Chaplin),’ ‘아마겟돈(Armageddon),’ ‘엔드 오브 데이즈(End of Days)’, ‘파이트클럽(Fight Club)’ 등의 영화에도 등장했습니다. 더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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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an Theatre facade | Photo by Lindsay Blake

마얀 씨어터(Mayan Theatre) – "보디가드(The Bodyguard)"

로스앤젤레스에서 가장 독특한 외관을 자랑하는 곳 중 하나인 마얀 씨어터는 1927년 석유 재벌 에드워드 L. 도헤니(Edward L. Doheny)의 의뢰로 조각가 프란치스코 코르네호(Francisco Cornejo)와 함께 모건 월스 앤 클레멘츠사(Morgan, Walls & Clements)에 의해 지어졌습니다. 건물의 외관은 프레 콜럼비언 부흥 양식으로 매우 화려하지만, 아즈텍 달력을 본 따 장식된 천장,  “깃털 달린 뱀들의 홀(The Hall of Feathered Serpents)”이라 이름 지어진 로비, 디즈니랜드의 인디아나 존스 놀이기구처럼 생긴 프로시니엄 아치, 왕에게 바치기 위해 만들어진 듯한 세밀한 방염 커튼 등으로 꾸며진 내부는 더욱 화려합니다.

1989년 마얀 씨어터는 극장 운영이 중단된 이후 현재 나이트클럽과 촬영장소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영화 ‘보디가드’에서 케빈 코스트너(Kevin Costner)가 휘트니 휴스턴(Whitney Houston)을 난입한 팬으로부터 구해내는 장면이 이곳에서 촬영되었습니다. 이곳은 영화 ‘록스베리 나이트(A Night at the Roxbury)’에서 록스베리 나이트클럽으로 변신하였으며, 1998년 영화 ‘라스트 타임(Playing by Heart)’에서는 주 촬영장으로 사용되었습니다. 또한 마얀 씨어터는 ‘호랑이를 구하라(Save the Tiger),’ ‘리플레이스먼트 킬러(The Replacement Killers),’ ‘악동이여 영원하라(Rock ‘n’ Roll High School)’ 등에도 출연하였습니다. 더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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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lion Dollar Theatre facade | Photo courtesy of Wikimedia Commons

밀리언 달러 극장(Million Dollar Theatre) – "500일의 썸머((500) Days of Summer)"

밀리언 달러 극장은, 당시 들였던 엄청난 공사 비용을 딴 이름으로 추정되며, 그라우맨 차이니즈 극장(Grauman’s Chinese Theatre)로 유명한 시드 그라우맨(Sid Grauman)의 첫 작품입니다. 이 극장은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극장 중 하나로, 1918년 건축가 앨버트 C. 마틴(Albert C. Martin)과 윌리엄 L. 월렛(William L. Woollett)에 의해 설계된 12층 건물입니다. 조셉 모라(Joseph Mora)의 작품인 추리게라식 외관은 도시에서 가장 화려한 곳 중 한곳입니다. (3번가(Third Street)에 위치한 극장의 옆 문 또한 매우 화려합니다). 스페인 식민지 양식의 성당을 모델로 지어진 바로크풍의 대강당은 큰 기둥들과 함께 110피트 넓이의 발코니와 격자무늬 천장으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이곳은 1980년대에 폐쇄되어 한동안 교회로 쓰이다가, 현재는 특별한 행사 장소 또는 영화 촬영 장소로만 사용되고 있습니다. 

밀리언 달러 극장은 2009년 히트작 ‘500일의 썸머((500) Days of Summer)’에서 주인공 톰이 썸머와 극중 영화 Vagiant(“Part Vampire Part Giant”)를 보러 갔던 곳으로 등장했으며, 2004년 액션 영화 ‘파파라치(Paparazzi)’에서는 파파라치 잡지 사무실로 사용되었습니다. 또한 극장은 드라마 ‘머더 인 더 퍼스트(Murder in the First),’ 영화 ‘범죄와의 전쟁(Colors)’ 그리고 ‘더 파이브 하트비트(The Five Heartbeats)’에도 등장하지만, ‘블레이드 러너(Blade Runner)’에 짧게 출연했던 장면이 가장 유명합니다. 밀리언 달러 극장은 1982년 과학공상 클래식 영화 ‘블레이드 러너’에서 과학자 J.F. 세바스찬(J.F. Sebastian: 윌리암 샌더슨 분)이 사는 아파트로 출연한 LA의 저명한 브래드버리 빌딩(Bradbury Building) 건너편에 위치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극장의 외관과 차양은 영화에 여러 번 등장하곤 했습니다. 더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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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courtesy of The Orpheum Theatre, Facebook  |  Photo: Discover Los Angeles

오르페움 극장(The Orpheum Theatre) - "프리티 리틀 라이어스(Pretty Little Liars)"

건축가 G. 앨버트 랜스버그(G. Albert Lansburgh)의 또 다른 작품인 오르페움 극장은 1926년 오르페움 서킷(Orpheum Circuit)이라는 영화관 체인의 공연시설로 지어졌습니다. 조금 지난 후, 케네디가의 조셉 케네디(Joseph Kennedy)에게 체인이 인수되면서, 12층 규모의 보자르식 건축물은 영화 상영관으로 변형됩니다. 하지만 이 변신은 성공하지 못했고, 결국 극장은 원래 모습인 라이브 공연장으로 되돌아갔습니다. 극장에서는 주디 갈랜드(Judy Garland), 엘라 피츠제럴드(Ella Fitzgerald), 아레사 프랭클린(Aretha Franklin) 등 당대 최고의 공연이 개최됐으며, 2001년에는 대대적인 복원공사를 통해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어 인기 있는 특별 행사의 행사장이나 촬영장소로 쓰이고 있습니다.

스테인 글라스 조명, 금박 천장, 높은 아치 그리고 대리석 로비로 이루어진 프랑스 르네상스 양식의 화려한 극장 내부는 드라마 ‘프리티 리틀 라이어스’의 시즌 5 첫 화인 ‘뉴욕 탈출(Escape from New York)’편에서 라이어스가 A를 피해 숨어 들어간 맨해튼의 피츠제럴드 극장으로 등장했습니다. 또한 오르페움 극장은 영화 ‘스파이더맨 3(Spider-Man 3)’ 에서 배우 커스틴 던스트(Kirsten Dunst)가 연기한 메리 제인 왓슨이 브로드웨이에 데뷔한 무대, ‘환생(Dead Again)’에서 주인공 로만 스트라우스(Roman Strauss, 케네스 브래너 분)가 로스앤젤레스 심포니의 초대 지휘자로 활동한 장소로 등장했고, 2012년 전기 영화 ‘히치콕(Hitchcock)’에서 히치콕 감독의 영화 ‘싸이코’와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North by Northwest)’의 개봉 장소로 나왔습니다. 더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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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quee at The Palace Theatre | Photo by Lindsay Blake

팰리스 극장(Palace Theatre) – "마이클 잭슨의 스릴러(Michael Jackson’s Thriller)"

팰리스 극장은 1911년에 지어져 오르페움 서킷의 공연장으로 사용되었습니다. 6층 규모의 르네상스 양식 건물인 이곳은 저명한 극장 건축가인 G. 앨버트 랜스버그(G. Albert Lansburgh)가 설계한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오르페움의 오리지널 극장이며, 이곳의 위층은 사무공간으로 쓰였습니다. 초창기 시절엔 프레드 아스테어(Fred Astaire), 해리 후디니(Harry Houdini), 찰리 채플린(Charlie Chaplin) 등의 공연을 무대에 올렸으며, 1926년에 영화관으로 개조되었지만 현재는 행사장 또는 촬영장소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TV 시리즈 ‘스캔들(Scandal)’의 팬들은 아치형 창문과 조각 장식들로 이루어진 극장 외관의 테라코타를 알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바로 이 건물이 주인공의 회사인 Olivia Pope & Associates의 워싱턴 D.C. 사무실로 출연했기 때문이죠. 건물 5층의 기울어진 큰 창문은 ‘스캔들’의 파일럿 방송 당시 회사의 내부로 활용되었고, 이후 본 방송에서는 할리우드에 위치한 선셋 가우어 스튜디오(Sunset Gower Studios)의 사운드스테이지로 재현되었습니다. 이곳은 또한 가수 위어드 알(Weird Al)의 “Tacky” 뮤직 비디오 촬영장으로 사용되었으며, 영화 ‘위대한 레보스키(The Big Lebowski)’ 에서 줄리안 무어(Julianne Moore)의 아파트로도 등장했습니다. 극장은 ‘프레스티지(The Prestige),’ ‘드림걸스(Dreamgirls)’, ‘위플래쉬(Whiplash)’ 그리고 ‘히치콕(Hitchcock)’ 등 많은 영화에 등장하지만, 가장 널리 알려진 출연 작품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뮤직비디오인 마이클 잭슨의 ‘스릴러’ 입니다. 1983년에 제작된 뮤직비디오의 초반에서 마이클 잭슨은 뮤직 비디오 속 여자친구인 올라 레이(Ola Ray)와 함께 팰리스 극장의 화려한 로비와 1940년대의 티켓 판매대를 지나 극장 밖 거리로 걸어갑니다. “빈센트 프라이스 스릴러(Vincent Price Thriller)” 라고 적힌 팰리스 극장의 다채로운 네온 사인 앞에서 팝의 황제는 올라에게 세레나데를 불러줍니다. 2009년 마이클 잭슨이 사망한 뒤 극장 간판에는 그를 추모하기 위해 같은 글귀가 올려졌습니다. (재미있는 사실 – 뮤직 비디오의 대표적인 좀비 댄스 장면은 팰리스 극장에서 동쪽으로 약 3마일 떨어진 보일 하이츠(Boyle Heights)의 3701 유니언 퍼시픽 애비뉴(Union Pacific Ave)에서 촬영되었습니다.) 더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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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courtesy of Tower Theatre, Facebook

타워 극장(Tower Theatre) – "갱스터 스쿼드(Gangster Squad)"

1927년 S. 찰스 리(S. Charles Lee)에 의해 설계된 타워 극장은 LA에서 최초로 1927년 10월 6일 워너브라더스 픽쳐스가 제작한 최초의 유성 영화 ‘재즈 싱어(The Jazz Singer)’를 특별 개봉 상영한 장소입니다. 비교적 좁은 장소에 위치한 스페인 바로크 양식의 이 건물은 다른 브로드웨이 극장보다 규모는 작지만,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건축가 리는 로비를 파리의 오페라처럼 사치스럽게 설계했으며, 900석 규모의 대강당엔 프랑스 르네상스 양식을 적용시켰습니다. 타워 극장은 후원이 줄어듦에 따라 1988년에 문을 닫았고, 전체 공간을 실내 벼룩시장으로 바꾸기 위하여 객석을 철거하는 등 보수를 하기도 했습니다. 비록 이러한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지만, 텅 빈 공간은 촬영에 쓸모 있는 촬영장소가 되었습니다. 

1992년 영화 ‘맘보 킹(Mambo Kings)’에서 마이애미의 엠파이어 볼룸으로 출연하기 시작해, 타워 극장은 수많은 영화들 속에서 다양한 장소로 변신합니다. 2000년대 ‘코요테 어글리’에서 주인공 바이올렛 샌포드(Violet Sanford) 역할의 파이퍼 페라보(Piper Perabo)가 무대 공포증을 극복하고 “Can’t Fight the Moonlight”을 부른 뉴욕의 바워리 볼룸(Bowery Ballroom)이 바로 이곳입니다. 또 2001년 데이빗 린치(David Lynch) 감독의 영화 ‘멀홀랜드 드라이브(Mulholland Dr.)’에서는 클럽 실렌시오(Club Silencio)로, 2013년 드라마 ‘갱스터 스쿼드’에서는 미키 코헨(Mickey Cohen) 역할의 숀 펜(Sean Penn)이 강적 드라그나(Dragna, 존 폴리토(Jon Polito))와 만남을 갖는 화려한 클럽 피가로(Club Figaro)로 등장했습니다. 타워 극장은 영화 ‘더 홀(She’s So Lovely),’  ‘리플레이스먼트 킬러(The Replacement Killers) 그리고 ‘엔드 오브 데이즈(End of Days)’에도 등장합니다. 더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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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bby at Pantages Theatre | Photo by Lindsay Blake

팬타지 극장(Pantages Theatre) – "프렌즈 위드 베네핏(Friends with Benefits)"

할리우드(Hollywood)와 바인(Vine)이 교차하는 곳에 위치한 팬타지 극장은 1930년 희극 공연 기획자 알렉산더 팬타지(Alexander Pantages)를 위해 B. 마커스 프리테카(B. Marcus Priteca)가 설계한 아르데코 극장입니다. 가장 큰 규모와 화려함으로 손꼽히는 이 랜드마크는 거대한 젖빛 유리 샹들리에로 장식된 2,691석 규모의 공연장, 넓은 아치형 입구로 이어진 두 개의 계단, 별모양으로 조각된 다채로운 천정 등이 특징입니다. 팬타지 극장은 또한 할리우드의 긴 내력을 자랑합니다. 괴짜 영화제작자 하워드 휴즈(Howard Hughes)가 소유하기도 했었지만, 1950년에서 1959년까지는 아카데미 시상식이, 1974년엔 에미상이 개최된 장소이기 떄문입니다. 폭스 극장(Fox Theatre)으로 문을 열었던 이 극장은 2000년 1천만 달러를 투자한 복원 사업을 거쳤으며, 현재는 본래 기능이었던 라이브 공연장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팬타지 극장은 주기적으로 영화에 등장하며 많은 배우들이 질투할만한 출연 경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2011년 로맨틱 코메디 영화 ‘프렌즈 위드 베네핏(Friends with Benefits)’에서 주인공 엠마 스톤(Emma Stone)이 저스틴 팀버레이크(Justin Timberlake)와 이별한 장소는 극장의 밝은 차양 아래였으며, 2004년 전기 영화 ‘에비에이터(The Aviator)’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Leonardo DiCaprio)와 케이트 블란쳇(Cate Blanchett)이 참가했던 영화 개봉 행사의 장소 역시 이곳이었습니다. 드라마 ‘어글리 베티(Ugly Betty)’ 시즌 2 에피소드 중에서 주인공 아메리카 페레라(America Ferrera)와 크리스토퍼 고햄(Christopher Gorham)이 ‘위키드(Wicked)’를 관람했던 곳도 팬타지 극장이며, ‘블랙 달리아(The Black Dahlia)’에서 조쉬 하트넷(Josh Hartnett)이 프롤릭 룸 바(Frolic Room bar)로 가기 위해 이 극장을 지나갔습니다. ‘L.A. 컨피덴셜(L.A. Confidential)’에서 케빈 스페이시(Kevin Spacey) 역시 이곳을 지나쳤다고 합니다. 영화 ‘보디가드’ 마지막 부분에 케빈 코스트너가 팬타지에서 휘트니 휴스턴을 스토커로부터 구했으며, 1995년 “You Are Not Alone” 뮤직비디오에서 마이클 잭슨은 팬타지 무대에서 공연을 합니다. 더 보기 → 

TCL Chinese Theatre IMAX seating
TCL Chinese Theatre IMAX | Photo: Wiseman + Rohy Structural Engineers

TCL 차이니즈 씨어터(TCL Chinese Theatre) – "세이빙 Mr. 뱅크스(Saving Mr. Banks)"

예전 이름인 그라우맨 차이니즈 씨어터로도 알려진 TCL 차이니즈 씨어터는 할리우드에서 가장 유명하고 인정받는 극장입니다. 빛나는 도시의 진정한 아이콘인 이곳은 1927년 극장 거물 시드 그라우맨의 의뢰로 마이어 & 홀러(Meyer & Holler) 건축사가 지은 건물입니다. 높은 파고다 형식의 입구와 전반적인 아시아풍 디테일이 특징이며, TCL의 앞마당은 그라우맨의 선견지명 덕분에, 유명인들이 남긴 입구 시멘트 바닥의 핸드프린트와 발자국으로 가장 상징적인 장소가 되었습니다. 오늘날 이곳은 LA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곳 중 하나입니다. 주로 영화 시사회 또는 최초 개봉 장소로 이용되지만, 아직까지도 일반 대중들을 위한 영화관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영화 매니아들과 관광객들은 역사적인 장소에서 상영중인 영화를 관람하면서 독특하고 환상적인 장식도 엿볼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영화 상영 이외에도 내부 투어 역시 정기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TCL 차이니즈 극장은 개관과 함께 인기 촬영지가 되었습니다. 1937년 영화 ‘스타 탄생(A Star Is Born)’에서 자넷 게이노(Janet Gaynor)가 할리우드에 도착하여 처음 찾는 곳이 바로 그라우맨 극장입니다. 1972년 클래식 영화 ‘대부(The Godfather)’에서 LA의 이미지를 대표해 극장 전경이 등장하고, 1979년 CBS 특집 ‘머펫 할리우드에 가다(The Muppets Go Hollywood)’에서는 포지 베어(Fozzie Bear)가 극장 앞마당에 자신의 발자국을 남기고 싶어 시멘트를 가지고 이곳에 옵니다. “다이나믹 듀엣(Dynamic Duets)”이라는 제목의 드라마 ‘글리(Glee)’ 시즌 4 에피소드에서는 퍽(Puck, 마크 샐링(Mark Salling))이 극장 앞에서 슈퍼 히어로 ‘퍼커맨’으로 사진 찍는 일을 하기도 합니다. 또한 2013년 영화 ‘세이빙 Mr. 뱅크스’에서는 월트 디즈니 역의 톰 행크스가 P.L. 트레버스 역의 엠마 톰슨과 함께 그라우맨 극장에서 열린 ‘매리 포핀스’ 시사회에 갑니다. 이외에도 TCL 차이니즈 극장은 ‘러시 아워(Rush Hour),’  ‘호미사이드(Hollywood Homicide),’ ‘포레스트 검프(Forrest Gump),’ ‘불타는 안장(Blazing Saddles),’ ‘이탈리안 잡(The Italian Job),’ 그리고 ‘쿨!(Be Cool)’에도 등장합니다. 더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