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최고의 독서 장소

Gallery Bar and Cognac Room | Photo courtesy of Millennium Biltmore,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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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찾아 왔으니 이제 독서 목록을 살펴봐야겠죠? L.A.에는 한가로이 시간을 보내며 신간 베스트셀러를 읽기에 좋은 수영장과 공원 등 독서에 몰두할 수 있는 흥미로운 장소가 가득합니다. 로맨틱한 해변에서부터 잘 알려지지 않은 정원에 이르기까지 LA 최고의 독서 공간을 살펴보세요.

부코스키(BUKOWSKI ) - 프롤릭룸(FROLIC ROOM)

할리우드 블러바드(Hollywood Boulevard)의 판타지 극장(Pantages Theatre) 바로 옆에 위치한 프롤릭 룸(Frolic Room)은 다른 바와는 비교 불가한 멋진 네온 사인이 있습니다. 전설적인 아티스트 알 허쉬펠드(Al Hirschfeld)가 프랭크 시내트라, 메릴린 먼로, 찰리 채플린, 피카소,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등 10여 명의 상징적인 인물을 캐리커처로 담아낸 2개 패널의 벽화가 장식되어 있습니다. 판타지 극장은 1950년부터 1960년까지 아카데미상(Academy Awards)을 개최한 장소이기도 하니, 이곳에 들러 오스카상 수상자 말론 브랜도와 오드리 헵번이 이곳에서 그날의 영광을 축하하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도 즐거움을 줍니다.

프롤릭룸은 타임지가 “미국 하층민의 수상자”라고 부르던 찰스 부코스키(Charles Bukowski)가 즐겨 찾던 곳입니다. 부코스키는 프롤릭룸에서 약 3km 떨어진 드롱프레 애비뉴(De Longpre Avenue)의 한 아파트에서 10여 년간 살았습니다. 보일러마커(boilermaker, 위스키 한 잔에 맥주 한 잔을 연달아 마시기)를 주문하고 부코스키의 데뷔 소설이자 3주 만에 집필한 ‘우체국(Post Office)’을 읽어보세요. 전문가 팁: 지피 팝(Jiffy Pop) 팝콘을 무료로 제공하니, 바텐더에게 (친절하게) 요청해보세요.

요리 서적 – 그랜드 센트럴 마켓(COOKBOOK - GRAND CENTRAL MARKET)

Grand Central Market | Instagram by @kasperstegeman

아무리 우리집 최고의 요리사라도, 라면 끓이기의 달인이라도, 그랜드 센트럴 마켓(Grand Central Market)의 비교를 불허하는 실감 나고 생기 넘치는 분위기는 따라올 수 없습니다. 1917년 10월에 문을 연 이래로 단 한 차례의 중단도 없이 운영 중인 이 시장은 L.A.에서 가장 크고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공설 시장으로서, 2789 제곱미터의 면적에 고전적이고 현대적인 모습의 전 세계 음식 판매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개장 100주년을 맞아 이곳에 있는 음식점의 레시피를 소개하는 최초의 요리책(first ever cookbook)도 발행했으며, 요리책에는 에그슬럿(Eggslut)의 대표 메뉴인 슬롯(Slut), 사리타(Sarita)의 푸푸사(pupusas, 옥수수 부침개), 매드카프라(Madcapra)의 수막 비트 소다(Sumac Beet Soda), 호스 티프 바비큐(Horse Thief BBQ)의 내슈빌 스타일 핫 프라이 치킨 산도(Hot Fried Chicken Sando), 빌라 모렐리아나(Villa Moreliana)의 까르니따스 타코, 호세 치키토(Jose Chiquito)의 조식 부리토, G&B의 발효 와플, 매코널(McConnell)의 시나몬 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레시피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탐정 소설/하드보일드 – 무쏘 앤 프랭크(MUSSO & FRANK)

Classic Martini at Musso & Frank Grill | Photo by Daniel Djang

1919년에 문을 연 무쏘 앤 프랭크 그릴(Musso & Frank Grill)은 할리우드에서 가장 오래된 레스토랑이며 마티니와 전설적인 고객들로 명성이 높습니다. 찰리 채플린, 마릴린 먼로, 키스 리처드, 조니 뎁 등 세대를 초월하는 유명 인사들이 이곳을 찾았으며, 윌리엄 포크너, F. 스콧 피츠 제럴드, 나다나엘 웨스트, 윌리엄 사로 안, 도로시 파커 등 유명 작가의 단골 집이기도 합니다. 애스크 더 더스트(Ask the Dust) 저자 존 팬트(John Fante) 역시 이곳의 단골이었으며, 존 팬트를 자신의 영웅이라 칭한 찰스 부루스키도 이곳을 즐겨 찾았습니다.

하드보일드(1930년 전후로 미국문학에 등장한 사실주의 수법) 탐정 소설의 팬들은 레이먼드 챈들러 (Raymond Chandler)와 대실 해밋(Dashiell Hammett)이 수많은 밤을 보낸 이 바에 오면 마치 고향에 있는 듯한 친근함을 느낄 겁니다. 드라이한 마티니나 김렛(Gimlet, 해밋이 가장 좋아하던 칵테일)을 주문하고 깊은잠(The Big Sleep)의 주인공 필립 말로(Philip Marlowe)와 함께 술을 마신다는 상상을 해보면 어떨까요? 챈들러는 ‘깊은잠’의 일부분을 이곳에서 집필했답니다.

판타지 – 펀델(FERN DELL

Fern Dell Nature Center
Fern Dell Nature Center | Photo by Lindsay Blake

그리피스 공원의 남서쪽 끝자락에 위치한 펀델 자연공원(Fern Dell Nature Center)는 24,483평의 식물원입니다. 이곳에는 50개의 고사리류와 열대 식물이 우거진 숲 사이에 400m의 구불구불한 산책로, 20여 개의 폭포, 보행자 교량 17개가 있습니다. 시원한 그늘이 있는 이곳은 특히 뜨거운 여름이 되면 로스앤젤레스 주민들이 애용하는 곳입니다. 전원적인 풍경이 있는 협곡에 앉아 좋아하는 판타지 소설을 읽다 보면 엘프, 요정, 신비로운 생명체들이 숲 속에 있는 것처럼 느껴질 겁니다.

가드닝 – 헌팅턴(GARDENING - THE HUNTINGTON)

Bonsai Collection at The Huntington
Bonsai Collection at The Huntington

원예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헌팅턴 도서관(The Huntington Library)에서 미술 소장품과 식물원을 둘러보는 것보다 즐거운 일도 없겠죠. 1919년에 건립된 헌팅턴 도서관은 문화, 연구, 교육 시설로써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이 박물관의 식물원에는 48만m2 부지에 캘리포니아 정원, 어린이 정원, 사막 정원, 장미 정원 등 10여 개의 특화된 정원이 있습니다.

1912년에 완공된 Japanese Garden에서는 이곳을 상징하는 반월교, 일본식 연못, 유서 깊은 일본 전통 가옥과 찻집, 분재 장식을 볼 수 있습니다. 분재 예술가를 꿈꾸는 분들이라면 "분재에 대한 완벽 가이드(The Complete Book of Bonsai)"를 펼치고 이곳의 분재 컬렉션(Bonsai Collection)을 꼭 살펴봐야 할 정도로 이곳의 분재는 아름답습니다. 고 밥 왓슨(Bob Watson)이 기증한 나무로 시작된 헌팅턴 도서관의 분재는 수백 그루로 늘어나 그중에는 추정 수령이 1000년 이상인 것도 있습니다!

로맨스 – 엘 마타도어(EL MATADOR)

El Matador Beach | Photo courtesy of Shawn Park, Flickr

엘 마타도어 스테이트 비치(El Matador State Beach)에서 뜨거운 로맨스 소설을 읽다 보면 어느덧 낭만적인 이야기를 꿈꾸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 모릅니다. 말리부에서 북서쪽으로 약 16km떨어져 옴폭 들어가 있는 이 해변은 바위가 많고 시원한 파도가 있는 L.A.에서 가장 깨끗한 바다입니다. 시설 부족이나 해변으로 가는 거친 길 때문에 돌아가지 마세요. 이곳에 도착하면 아늑한 공간에서 로맨틱한 연애를 꿈꾸기에 최적의 장소와 마주하게 된답니다.

공상과학 소설 – 클립턴스 리퍼블릭(CLIFTON'S REPUBLIC)

Gothic Bar at Clifton's Republic
Gothic Bar at Clifton's Republic | Instagram by @cliftonsrepublic

클립턴 프렌차이즈의 두 번째 매장이자 현재 유일하게 남아 있는 이곳은 클립턴스 카페(Clifton's Cafeteria)로 불릴 당시 SF 협회의 L.A. 지부가 모임을 하던 장소였습니다. 레이 브래드베리(Ray Bradbury), 포레스트 J 애커만(Forest J. Ackerman), 로버트 A. 하인라인(Robert A. Heinlein), L. 론 허바드(L. Ron Hubbard), 레이 해리하우젠(Ray Harryhausen) 등 쟁쟁한 회원들이 이 협회에서 활동했습니다. 수백만 달러를 투입하여 복원과 리모델링을 거친 클립턴스 리퍼블릭은 여러 층과 공간에 걸쳐 거대한 “호기심의 보물 창고”로 2015년에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3층의 커시드럴 그로브(Catherdal Grove)에 있는 고딕바(Gothic Bar)는 “자연의 위대함과 우리 문화 유산의 신화”에 영감을 받아 디자인했습니다. 50억년 된 운석을 문지르며 행운을 빈 다음 브래드베리 부스(Bradbury Booth)의 화성 연대기에 등장하는 비행선을 타고 투 레이스(The Two Rays), 일렉트릭 쉽(Electric Sheep), 썸씽 위키드(Something Wicked), 포레스트 J(Forrest J) 등의 공상과학 소설에서 착안해 만든 칵테일을 즐겨보세요.

셰익스피어 – 그리피스 파크 동물원(THE OLD ZOO)

Hamlet | Photo courtesy of Independent Shakespeare Co., Facebook

기존의 로스앤젤레스 동물원은 1912년 그리피스 파크 동물원으로 문을 열었고, 1966년에 새로운 로스앤젤레스 동물원이 개장하면서 문을 닫았습니다. 그리피스 파크 드라이브에 위치한 이 그리피스 파크 동물원은 폐장 후에도 동물 우리와 동굴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이제는 올드 주(Old Zoo)라고 불립니다. 테이블과 바비큐 그릴, 소풍 장소로 좋은 넓은 잔디밭이 있고 전시장 안에는 울타리로 둘러싸인 테이블도 있는 이곳은 분명 세상에서 가장 독특한 소풍 장소 중 하나일 겁니다. 앵커맨(Anchorman)을 좋아하는 팬들이라면 알래스카 불곰과 만나는 클라이맥스 장면의 바위 우리를 알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피스 파크에서는 1998년에 설립된 인디펜던트 셰익스피어사( Independent Shakespeare Co.)가 2010년부터 해마다 여름 축제가 열립니다.. 6월부터 9월까지 열리는 ‘그리피스 파크 셰익스피어 축제’는 동물원의 천연 원형극장의 경사면에 설치한 무대에서 열립니다. 관중들은 일찌감치 도착해 소풍을 즐기고, 지역 아티스트들의 사전 공연 행사와 살론 시리즈(Salon Series: 셰익스피어와 현대 문화의 공통점을 주제로 다루는 대화), 그리고 온 가족을 위해 마련된 연극 워크숍을 무료로 즐길 수 있습니다.

영성 서적 – 셀프 리얼라이제이션 펠로우십 레이크 슈라인(SELF REALIZATION FELLOWSHIP LAKE SHRINE)

Golden Lotus Temple and swans | Photo courtesy of Self Realization Fellowship Facebook

평소 즐겨 읽던 ‘성공을 부르는 일곱 가지 영적 법칙(The seven spiritual laws of success)’을 챙겨 셀프 리얼라이제이션 펠로우십 레이크 슈라인(Self-Realization Fellowship Lake Shrine)을 방문해보십시오. 태평양에서 아주 가까운 퍼시픽 팰리세이드(Pacific Palisades)의 12,241평의 부지에 자리한 이곳은 울창한 숲이 우거져 있습니다. 파라마한사 요가난다(Paramahansa Yogananda)가 1950년에 설립한 레이크 슈라인에는 폭포와 사당이 있는 호숫가 명상 정원, 1주간 서비스 및 명상을 체험할 수 있는 언덕 위 사원, 고요하게 자신을 돌아보는 아늑한 공간과 셀프 리얼라이제이션 펠로우십의 수도승을 위한 아시람(ashram, 힌두교도들이 수행하며 거주하는 곳)이 있습니다. 마하트마 간디 세계 평화 기념관은 “벽 없는” 사원으로써 중국 천년의 역사를 지닌 이곳의 석관 안에는 황동과 은으로 된 궤에 간디의 유골가루가 보관되어 있습니다. 엘비스 프레슬리도 레이크 슈라인을 자주 방문하곤 했는데, 55년 넘게 셀프 리얼라이제이션 펠로우십의 전 세계 지도자로 있던 스리 다야 마타(Sri Daya Mata)와도 가까이 지냈습니다.

첩보물 – 벤데 박물관(WENDE MUSEUM)

The Surveillance Project at the Wende Museum
The Surveillance Project at the Wende Museum

이안 플레밍(Ian Fleming)이나 존 르 카레(John Le Carre)를 좋아한다면 컬버시티의 아모리(Armory in Culver City)에 위치한 벤데 박물관의 안마당은 독서하기에 완벽한 곳입니다. 냉전 시대의 유물을 보존하려는 한 사람의 도전에서 출발한 이곳은 결국 모든 것이 갖춰진 박물관으로 탄생했습니다. 저스팀 잼폴(Justin Jampol)은 베를린 장벽이 붕괴된 시기에 옥스포드 대학교에서 러시아/동유럽 역사를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공산주의 국가의 붕괴로 인해 소련의 조각상, 접시, 작은 조각상, 포스터, 그림 등에 대해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던 시절, 잼폴은 이러한 물건을 매우 저렴하게 구매하거나 심지어 무료로 구할 수 있었습니다. 그로 인해 벤데 박물관은 동독 비밀경찰의 첩보장비(Stasi Espionage Equipment), 레닌의 흉상, 동독 올림픽팀의 운동복, 장식용 도자기 접시, 레코드판, 소련 크루즈선의 메뉴, 동서 베를린의 입국 검문소인 체크포인트 찰리(Checkpoint Charlie)의 물품 등 10만여 점의 냉전 시대의 유물을 소장하게 되었습니다.

여행 – 유니언 스테이션(UNION STATION)

Grand Waiting Room at Union Station
Grand Waiting Room | Photo courtesy of Union Station

눈으로만 여행을 즐기는 간접 여행가와 구석구석을 체험하는 진지한 여행가에게 기차 여행에 대한 로망은 같을 것입니다. “세상에 마지막 남은 위대한 철도역”이라 불리는 유니언 스테이션( Union Station)은 활기찬 도심에 위치해 있으며, 과거의 융성함을 말해주는 호화로운 장식과 바쁜 일상 속에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과 여행객들로 가득합니다. 멋진 대합실에 자리를 잡고 새로 나온 여행 서적 론리플래닛(Lonely Planet)을 펼쳐보세요. 전국 곳곳을 향해 떠나는 수천 명의 여행객들이 내는 발걸음 소리에 마음이 설렐겁니다.

실제 범죄 사건 – 밀레니엄 비트모어 호텔(MILLENNIUM BILTMORE)

Gallery Bar and Cognac Room | Photo courtesy of Millennium Biltmore, Facebook

엘리자베스 쇼트(Elizabeth Short) 살인 사건, 일명 블랙 달리아(Black Dahlia)로 불리는 이 사건은 미국 역사상 가장 널리 알려진 미제의 살인 사건입니다. 이 범죄는 섬뜩함과 용의주도함으로 인해 여러 세대에 걸쳐 사람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고, 책과 영화로도 여러 차례 나왔습니다. 영국 작가 피유 이트웰(Piu Eatwell)은 자신의 책 ‘블랙 달리아, 레드 로즈(Black Dahila, Red Rose) 속 에서 엘리자베스 쇼트의 살인자는 한 때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였던 레슬리 듀안 딜론(Leslie Duan Dillon)이라는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엘리자베스 쇼트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장소는 L.A.에서 가장 사연이 많은 랜드마크 호텔 밀레니엄 빌트모어(Millennium Biltmore)입니다. 품격 있는 갤러리 바(Gallery Bar)에 앉아 "블랙 달리아(행거원 시트러스 보드카, 샹보르, 칼루아)" 칵테일을 주문하고 이트웰의 추리가 맞는지 찬찬히 살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