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의 아이콘: 왓츠 타워스(Watts Towers)

Watts Towers | Photo courtesy of photogreedy.com, Discover Los Angeles Flickr Pool 
enlarge photo [+]

와츠의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기찻길 인근의 평범한 지역인 이곳에서 미국에서 가장 멋지고 별난 공공미술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17개의 조형물이 마치 거인처럼 우뚝 솟아있고, 아이스크림 콘은 하늘을 향해 거꾸로 박혀있습니다. 그물 형태의 첨탑은 조개, 타일, 음료수 병, 거울, 도자기 파편, 두 개의 숫돌 바퀴로 구성되어 도시의 일상과 대비되는 엉뚱하고 재미있는 공간을 연출합니다.

와츠 타워스가 더욱 놀라운 점은 글을 잘 모르는 이탈리아계 이민자가 외부의 도움 없이 자신만의 상상력과 가장 기본적인 연장만으로 34년에 걸쳐 날마다 작업해 완성했다는 사실입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작품이지만 누구에게나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작가 배경

Simon Rodia at Watts Towers
Simon Rodia at Watts Towers | Photo courtesy of Alchetron

작가 사바토 로디아(Sabato Rodia)는 1879년 2월 12일 이탈리아 남서부에 있는 작은 마을 리보톨리(Ribottoli)에서 태어났습니다. 15세에 배를 타고 미국에 이민을 떠난 그는 필라델피아를 시작으로, 시애틀, 북부 캘리포니아를 거쳐 남부 캘리포니아에 정착했습니다. 샘(Sam)으로 개명한 로디아씨는 노동자로 일하면서 주로 시멘트와 타일 바르는 일을 했습니다. 사바토 로디아는 정부와 성당, 어린 아이들의 행동, 화장을 짙게 한 여성들에 대해 곧잘 불평하던 괴짜이자 다혈질인 남성이었다고 합니다. 아마도 술에 취해 그랬을 수도 있고요.

작업의 시작

1921년 사바토 로디아는 친형의 도움으로 1765 E. 107th Street에 있는 별난 모양의 삼각형 부지를 매입합니다. 당시 와츠는 독립된 도시였으나, 투표를 통해 1926년 L.A.로 편입되었습니다. 그는 세 번째 아내 카르멘(Carmen)과 함께 막다른 길목 맨 끝에 있는 이 부지의 작은 집으로 이사했습니다. 이곳은 철길에서 가까워 거리를 오가는 차와 하루에도 몇 번씩 지나다니는 덜컹거리는 화물 열차 때문에 소음과 먼지가 많았습니다. 로디아씨는 42세의 나이에 작품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평일에는 일과 후 매일같이, 그리고 주말 온종일 작업에 필요한 자재를 구하며 그는 일하고 또 일했습니다. 로디아씨 말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에 대한 자신의 집착 때문에 얼마 후 카르멘도 그와 결별했다고 합니다.

아무 계획이 없던 한 남자

와츠 타워스가 비전 없이 건축되었다고 말하는 건 대단히 잘못된 일입니다. 하지만, 계획 및 도면이나 허가 없이 건축되었다는 건 사실이죠. 이 작품은 로디아씨 자신 말고는 그 누구도 설명할 수 없는 그의 마음과 강한 욕구에 이끌려 탄생한 결과물입니다. 수년 동안 로디아(그의 이름은 정말 여러 형태로 잘못 표기되었고, 그중 “사이먼 로딜라; Simon Rodilla”가 가장 대표적)씨는 이 타워를 만드는데 그토록 큰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를 묻는 말에 ‘술을 끊을 수 있어서’, ‘실직해서’, ‘미국인들이 아주 좋아서’, ‘가장 높은 타워 아래에 부인이 묻혀 있어서’, ‘무언가 큰일을 하고 싶어서' 등 갖가지 답변을 했습니다.

오직 그만이 만들 수 있었던...

Inside the gazebo at Watts Towers
Inside the gazebo at Watts Towers | Photo courtesy of exquisitur, Flickr

로디아씨는 비록 정식 교육은 받지 못했지만 노동자로 쌓은 수년 간의 경험과 타고난 독창성을 바탕으로 적은 예산과 별다른 연장 없이, 꿈에 그리던 구조물을 건축하는 독특한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고철을 구부려 자신이 원하는 모양으로 만들고, 그 주위를 철망으로 감싼 다음 시멘트를 얇게 발라 마감했습니다. 발판을 구하지 못해 구성품 대부분을 바닥에 펼쳐놓고 연장과 함께 양동이에 담아 위로 가져가 원하는 자리에 장착했습니다. 작업 시에는 유리 청소공들이 쓰는 벨트와 버클에만 의지한 채 일했습니다. 기발한 얇은 콘크리트 시공 기술을 가진 로디아씨는 구조물을 강화하는 작업을 절대 멈추지 않았으며, 1933년 롱비치 대지진이 일어난 후에는 그 작업에 더욱 몰두했습니다. 그는 끊임없이 기둥을 추가했고 각 타워에 동심원을 연결했습니다. 로디아씨는 변덕스러운 성격도 있던 터라 작업을 진행하다 생각을 바꾸고, 자신의 구상과 맞지 않으면 타워를 철거하고 다시 만들기를 반복했습니다. 마침내 3개의 대형 첨탑과 정자, “마르코폴로의 배(Ship of Marco Polo)”를 포함하여 10여 점이 넘는 조형물이 탄생했습니다.

와츠 타워의 유명세…

와츠 타워스는 이미 이웃들 사이에서 좋아하는 장소로 이름을 날렸는데, 1922년에 태어나 타워를 보며 자란 재즈 뮤지션 찰스 밍거스(Charles Mingus)는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작품에 주목하기 시작할 무렵 작품에 영감을 받은 사람 중 하나입니다. 1940년대에 와츠는 주로 흑인들이 거주하는 지역이 되었는데, 당시의 인종차별주의적 주거 공약 때문에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다른 지역에서는 거주할 수 없었던 것이 주된 이유였습니다. 와츠 타워는 소외되고 결핍된 계층에 자긍심을 불러일으키는 상징물이 되었습니다. 1965년 와츠 폭동(Watts Riots) 당시 이 지역의 대부분이 파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기적과도 같이 이 타워에는 아무런 피해가 없었습니다. 와츠 타워는 해롤드 랜드(Harold Land), 돈 체리(Don Cherry), 타이레스(Tyrese)의 앨범 표지에도 등장합니다. (실제로 로디아는 비틀즈의 『페퍼상사의 고독 클럽 밴드: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 앨범 표지의 여러 인물 중 하나로도 등장했는데, 밥 딜런 바로 옆에서 그의 얼굴을 찾을 수 있습니다.)

역사의 한 모습

Tiles at Watts Towers
Tiles at Watts Towers | Photo courtesy of TravelingMan, Flickr

와츠 타워스를 살펴보면 구조물 곳곳에 박혀있는 전통 캘리포니아 도자기와 그릇 파편들이 눈에 띕니다. 이 작은 파편들은 기둥을 튼튼하게 함은 물론 보기에도 매력적이고 20세기 초 캘리포니아 디자인의 역사까지 시각적으로 보여줍니다. 와츠 타워스에는 말리부 포터리즈(Malibu Potteries)와 배첼더(Batchelder)의 타일과 피에스타(Fiesta), 할리퀸(Harlequin), 아마도 바우어(Bauer)와 메틀록스(Metlox)의 접시가 자재로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모두 현지 회사의 제품으로, 화려하고 기능면에서도 뛰어난 장인의 미학을 완성하는 데 일조했습니다.

연장을 내려놓다

로디아씨가 왜 작업을 시작했는지 아무도 모르는 것과 마찬가지로, 왜 작업을  멈췄는지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1955년 어느 날 로디아씨는 이 부지를 이웃에게 양도한 후, 자신의 여동생(또는 누나) 가족 근처로 가기 위해 북부 캘리포니아행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당시 그의 나이는 76세로, 와츠 타워스를 만드는데 삶의 절반인 34년의 세월을 바친 셈입니다. 그로부터 10년 후, 와츠 폭동이 일어나기 한 달 전 그는 세상을 떠납니다.

구조적으로 입증된 안정성

Watts Towers
Watts Towers | Photo courtesy of :munna, Discover Los Angeles Flickr Pool

여러 타워 중 가장 높은 일명 ‘웨스트 타워(West Tower)’는 높이가 30m에 달하며 일반 건물 10층 높이와도 같습니다. 1950년대에 시 공무원들이 이 구조물들의 안전성이 불량하다는 판단 하에 철거를 명령하자 이 작품을 보존하기 위해 L.A. 예술 공동체들이 행동을 개시하였고 공무원들을 설득해 1959년에 구조물 부하검사를 하게 됩니다. 각각의 타워를 쇠줄로 묶은 다음 크레인에 연결해 4.5톤의 횡력을 가해 당기는 시험을 진행했으나 타워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시 당국은 와츠 타워스가 구조적으로 안전하다고 선언하며 철거 명령을 철회하였습니다. 이 작품에 대한 일반인 관람은 1960년에 시작되었습니다.

문화적 유산, 그리고 보존

와츠 타워스는 ‘민중 예술’과 ‘아웃사이더 예술’의 본보기로, 이 용어는 장르를 구분 지을 수 없는 뛰어난 독창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나 소외 계층들이 창작한 아름다운 작품을 일컫는 말입니다. 하지만, 솔턴호(Salton Sea) 인근에 있는 구원의 산(Salvation Mountain)이나 하비 피트(Harvey Fite)의 환경 조형물인 오푸스 40(Opus 40)와 마찬가지로 와츠 타워스를 관리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실제로, 문화경관재단(Cultural Landscape Foundation)은 이 작품이 미국에서 가장 보존하기 어려운 설치 미술품 중 하나라고 합니다. 2010년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 LACMA)은 와츠 타워스를 보존하기 위해 이곳을 관리하는 로스앤젤레스시와 협력관계를 맺었습니다.

와츠 타워스는 1977년 4월 미국 국립사적지에 등재된 것을 시작으로, 1963년 3월에는 로스앤젤레스 역사문화기념물로 지정되었고, 1990년 8월에는 캘리포니아 역사기념물로, 1990년 12월에는 미국 역사기념물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가는 방법

와츠 타워스는 130번가(103rd Street) 또는 메트로 블루라인 ‘와츠 타워스 역(Watts Towers Station)’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습니다. 모든 것이 실외에 있으므로 언제든지 작품을 볼 수 있지만, 부지를 따라 울타리가 쳐져 있고 출입문에 잠금 장치가 있기 때문에 안에 들어가 선인장 정원과 배 모양의 조형물 등을 더 가까이서 감상하려면 목요일에서 일요일 사이에 7달러를 지불하고 가이드 투어를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