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 극장 체험

방문객과 주민 모두에게 LA의 극장은 LA 최고의 숨겨진 비밀 중 하나입니다(라이브 공연처럼요). L.A. 지역에 약 8,000명의 전문 연극 배우와 200개의 전문 극단(코미디 클럽을 제외하고도)이 있다는 사실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L.A.의 많은 극장들은 실제 연극 배우들이 수십 년 전에 설립한 것입니다. L.A.의 대다수 무대 공연장은 ‘친밀(좌석이 99석 미만이라서 이렇게 표현해요)’합니다. 즉, 관객들이 뮤지컬, 새 연극 및 고전극에서 A급 배우를 아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뜻입니다. 호황기를 맞이한 L.A.의 극장들을 소개합니다. 

L.A.의 ‘친밀한’ 극장 트렌드와 전혀 관련이 없는 여러 대형 극장이 있습니다. 브로드웨이 쇼의 순회공연과 재해석 작품을 무대에 올립니다. 이 작품들은 언제나 브로드웨이 작품처럼 날카로운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운타운 LA에 있는 센터 시어터 그룹(Center Theatre Group)의 아만슨 시어터(Ahmanson Theatre), 할리우드에 있는 더 판타지스(The Pantages) 그리고, L.A.와 오렌지 카운티 국경 근처 골든 스테이트 프리웨이에서 떨어져 있는 곳에 위치한 라 미라다 시어터(La Mirada Theatre)에서 올린 작품의 제작 가치는 높습니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이하는 센터 시어터 그룹은 아만슨 시어터 외에도 2개의 극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로 미국의 지방 극장을 순회하는 연극을 수입하는 더 마크 테이퍼 포럼(The Mark Taper Forum)과 보다 모험적인 작품에 헌신하는 컬버 시티의 커크 더글라스 시어터(Kirk Douglas Theatre)입니다.

또한 L.A.는 일부 소극장에서 새로운 뮤지컬들을 육성합니다. 이러한 노력을 가장 활발히 펼치고 있는 곳은 (현재 할리우드에 있는) LGBT 지향적인 셀레브레이션 시어터(Celebration Theatre)와 할리우드 멀티 시어터 복합단지(multi-theater complex)에 위치한 새크리드 풀스 시어터(Sacred Fools Theatre)입니다. 새크리드 풀스 시어터에서 초연한 작품은 웨스트우드 빌리지 소재 더 게펜 플레이 하우스(The Geffen Playhouse)와 더 파사데나 플레이하우스(The Pasadena Playhouse)처럼 도시 전역에 걸쳐 규모가 더 큰 극장으로 옮겨 갑니다.

1937년 캘리포니아 주 공식 극장(Official State Theater of California)으로 인정받은 더 파사데나 플레이하우스는 1924년 스페인 부흥(Spanish revival) 양식으로 지어졌고, 이 지역에서 건축학적으로 가장 아름다운 장소 중 하나로 캘리포니아주의 역사적 랜드마크입니다.

잘 만든 고전극을 보고 싶다면 글렌데일에 있는 안테우스 시어터 컴퍼니(Antaeus Theatre Company)를 방문하세요. 수십 년 역사를 자랑하는 안테우스 시어터는 최고의 기량 유지에 전념하는 최고의 TV/연극 배우들이 무대에 오릅니다. 또한 지금 글렌데일/파사데나 지역에 있다면 파사데나의 어 노이즈 위딘(A Noise Within)에 들러보세요. 어 노이즈 위딘은 창립 멤버가 샌프란시스코의 어 컨템퍼러리 시어터(A Contemporary Theatre) 출신이고 세련된 고전극 공연을 선보이는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웨스트사이드 지역에 있다면 베니스에 있는 또 다른 충실한 고전극 공연장 퍼시픽 레지던트 시어터(Pacific Resident Theatre)에 가보세요. 퍼시픽 레지던트 시어터는 새로운 연극을 공연하기도 합니다.

이스트 할리우드에 있는 더 파운틴 시어터(The Fountain Theatre)는 고전극과 새로운 연극을 공연하고, 세심한 예술가적 기교에 전념하는 아주 작은 극장입니다. 더 파운틴 시어터는 테네시 윌리엄스의 연극 제작과 F. 스콧 피츠제럴드(F. Scott Fitzgerald) 작품 각색을 놀라운 수준으로 해냈고, 아돌 푸가드(Athol Fugard)의 <출구와 입구(Exits and Entrances)>와 극단 소속 예술 감독인 스티븐 삭스(Stephen Sachs)의 <베이커스필드 미스트(Bakersfield Mist)>를 초연했는데, <베이커스필드 미스트>는 캐슬린 터너(Kathleen Turner)와 함께 런던 웨스트 엔드(West End)까지 진출했습니다.

만약 여름에 L.A.를 방문 중이며, 익살스러우면서도 이해하기 쉬운 셰익스피어 작품을 보고 싶다면 그리피스 공원으로 갑시다. 인디펜던트 셰익스피어 컴퍼니(Independent Shakespeare Company)가 야외 무료 셰익스피어 페스티벌(Free Shakespeare Festival)을 열고 <자에는 자로(Measure for Measure)>와 <베로나의 두 신사(Two Gentlemen of Verona)>를 공연합니다. 아무 준비 없이 왔다면 주최측에서 담요와 피크닉 의자를 제공해 주긴 하지만, 그래도 따뜻하게 입고 오세요. 초저녁 산들바람이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상연되는 도중 중간중간 들리는 코요테의 울음소리처럼 거세지니까요. 시간이 맞으면 앳워터 빌리지(Atwater Village)에 있는 친밀한 장소에서 초연하는 새로운 연극을 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사회와 문화에 대한 시사점을 던지는 탄탄한 연극을 찾고 있다면 할리우드에 있는 로그 머신(Rogue Machine)을 반드시 방문해야 합니다. 로그 머신에서 공연한 존 폴로노(John Pollono)의 <스몰 엔진 리페어(Small Engine Repair)> 작품은 오프 브로드웨이에 성공적으로 입성했습니다. 수준 높게 제작한 이 새 연극은 (앳워터 빌리지에 있는)더 에코 시어터 컴퍼니(The Echo Theater Company)와 로스 펠리즈에 있는 더 스카이라이트 시어터(The Skylight Theatre)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미 전역에서 새로운 연극 공연 목록에 이미 올라있는 작품이 보고 싶을 때에는 파사데나에 있는 시어터@보스턴 코트(Theatre @ Boston Court)에 가면 됩니다. 상황을 색다른 각도에서 보게 하는 연극을 공연하는, 작지만 뛰어난 신생 극장입니다.

뉴 아메리칸 시어터(New American Theatre)는 웨스트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더 오딧세이 시어터(The Odyssey Theatre)와 제휴해 복합 고전극(<다시찾은 맥베드>(Macbeth: Revisited))을 공연하고 있습니다. 현재 4개의 소극장으로 구성된 극장 단지인 더 오딧세이는 L.A.의 친밀한 극장 세계에서 할아버지뻘쯤 됩니다. 유럽 앙상블 작품에서 월드 프리미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을 공연합니다.

한편 다운타운 LA 중심에 있는 라티노 시어터 컴퍼니(Latino Theatre Company)는 LA 시어터 센터(Los Angeles Theatre Center)를 관리합니다. LA 시어터 센터는 4개의 극장으로 구성된 단지로, 오래된 은행 건물을 리모델링했습니다. 라티노 시어터 컴퍼니는 이 단지의 주요 입주사로 새로운 연극을 잘 만드는 뛰어난 제작자입니다.

L.A.에는 다양한 감각을 가진 뛰어난 연극 제작자들이 있습니다. 베벌리 힐스 중심에 있는 월리스 에넨베르그 센터(Wallis Annenberg Center for the Performing Arts)는 새로운 임원진의 감독 하에서 단기 상연하는 최고의 음악, 댄스 및 연극 프로그램을 수입하고 있습니다.

월트 디즈니 콘서트 홀 안에 자리한 레드캣REDCAT(로이 & 에드나 디즈니/칼아츠 시어터 Roy and Edna Disney Cal-Arts Theatre 를 가리키는 별칭)은 댄스, 공연, 실험 음악과 시각 예술을 소개하고 정기적으로 뉴욕 우스터 그룹(The Wooster Group)의 작품을 상연합니다. 레드캣은 주로 새로운 공연 작품을 개발하는데 집중합니다.

산타 모니카에 있는 더 브로드 스테이지(The Broad Stage)는 주로 뮤지컬 작품을 올리지만, 몇몇 연극도 상연합니다.

ARCHIPELAGO @ Son of Semele from Matthew McCray on Vimeo.

산타 모니카의 베르가못 스테이션(Bergamot Station–메트로 엑스포 라인 26번가/베르가못 역 근처)에 위치한 프랑스 친화적 성향의 시티 가라지(City Garage)는 수십 년 동안 유지한 간소한 공연 스타일이 대표적인 특징입니다. 시티 가라지는 고전극과 새로운 연극을 상연하고 미국, 영국, 폴란드, 독일 및 프랑스의 사색적인 신랄한 작품에 대한 미국 초연을 올리는데, 전부는 아니지만 가끔씩 정치적인 성향의 작품도 있습니다.

시티 가라지의 사촌 격인 극장이 다운타운 LA 근처 웨스트레이크 빌리지에 있습니다. 더 선 오브 세멜레(The Son of Semele) 극단은 시적이며 초현실적이고 수수께끼 같은 연극을 상연합니다.

지금까지 말해드린 것은 단지 맛보기에 불과합니다. 각자 취향과 선호도에 따라 L.A. 지역에서 찾아볼 극장이 넘쳐난답니다. 즐감하시길!